[칼럼]시민불편 아랑곳 않고 만화중흥?

공무원 생사 오가는데 폭설 외유 김만수 시장, 한국만화 중흥 위해 싸웠다?

| 입력 : 2013/02/05 [12:05]

김만수 시장이 프랑스 만화축제를 즐기러 간 사이 제설작업을 하던 공무원이 염화칼슘 더미에 깔려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말 제대로 하는 건지 의심스러운 제설작업을 줄기차게 독려해 온 시장이 공무원들은 사지(死地)로 몰아넣고 자신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해외 축제를 참관하고 있었던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실 이와 비슷한 일은 3년 전에도 있었다. 당시 시장은 폭설이 내리는 와중에 중국 빙설축제에 다녀왔다고 비난을 받았다. 그 때 시의회와 시민단체가 나서서 전 시장을 비난했던 얘기를 들어보자.

“공무원들이 제설작업에 나서는 등 비상근무를 하는 상황에서 시장이 한가하게 해외 나들이를 했다”, “90만명의 시민들이 며칠 동안 눈길을 다니느라 고생하는데 시장은 나 몰라라 하고 해외 관광을 해도 되는 것이냐”

전임 시장이 받았던 비난은 지금 시장이 들어도 하등 이상할 게 없다. 더구나 김만수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기간 중 이런 내용으로 전임 시장을 비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자신이 똑같은 일을 반복한 것은 물론이고 이번에는 공무원이 비상근무 중 중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지경에 이르렀으니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전임 시장은 눈이 내리는 와중에 출발했고 자신은 출발한 뒤에 눈이 내렸으니 다르다고 한다면 궁색한 변명이다. 폭설은 이미 지난주부터 예측이 가능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시의회와 시민단체는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그런데 부천시가 김만수 시장이 프랑스 축제 기간 중 어떤 업적(?)을 쌓았는지 발빠르게 보도하고 나섰다. 그 내용이 가관이다. “부천시의 지원으로 만화 임꺽정 현지에서 200권 팔려... 앙굴렘에서 한국만화 특별전 개최”

여기에 김만수 시장은 한 술을 더 떴다. “전 세계를 열광하게 한 K-POP 열풍에 이어 웹툰을 다음세대 한류중심으로 만들겠습니다. 이제는 K-comics가 대세입니다. 이번 앙굴렘 <한국만화 특별전>이 그 첫발입니다”

한국 만화가 다음 세대 한류의 중심에 설 것이라니 내용은 좋다. 그런데 언제부터 부천시가 한국 만화를 책임지고 나섰나? 김만수 시장은 한국 만화의 중흥 발전이 부천 시민이 수 일간 눈길에서 당하는 고통보다 중요한가? 김만수 시장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라도 되나? 기초자치단체장인 김 시장이 도대체 무슨 방법으로 한국만화를 다음 세대 한류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앙굴렘 만화축제에서 한국 만화계의 성과가 있었다면 그것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성과다. 부천시의 성과가 아니며 부천시가 총대를 메고 나설 일도 아니다. 김만수 시장의 이번 외유는 지역에 있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행사에 쫓아가 숟가락 하나 더 얻은 것에 불과하다.

3만원짜리 만화 임꺽정 200권을 순식간에 다 팔았다는 이두호 작가는 ‘제40회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굳이 부천시나 김만수 시장이 쫓아가지 않았더라도 200권은 금방 팔렸을 것이다.

공무원이 염화칼슘 더미에 깔려 생사를 오가고 시민들은 눈길에서 갈 곳을 잃었는데 김만수 시장은 프랑스에서 뜬금없이 한국만화 중흥이나 외치고 있었다니 (만화축제 외의 시간에는 프랑스에서 무슨 일을 했나?) 김만수 시장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전임 시장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그랬던 것처럼...

장재욱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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