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청 "부천 호텔 화재 소유주 등 4명 구속영장 … 호텔 화재 인재였다”경기남부경찰청 부천 화재사고 수사본부 8일 최종 수사결과 발표 … 낡은 에어컨, 열린 방화문, 경보기 작동 임의차단 등 소방시설 관리소홀
|
19명의 사상자를 낸 부천 호텔 화재 사고는 낡은 에어컨 배선, 열린 방화문, 경보기 작동 임의차단, 간의완강기 미비치 등 소방시설 관리소홀이 빚어낸 전형적인 인재(人災)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 부천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8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호텔 소유주 A(66)씨와 운영자 B(42)씨, 또 다른 운영자인 A씨의 딸 C(45)씨, 호텔 매니저 D(36·여)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과 화재 발생 원인 등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8월 22일 오후 7시37분께 발생한 부천 중동 소재 호텔의 화재 사고와 관련한 안전 관리 책임 소홀 혐의를 받고 있다.
건물주 A씨는 지난 2004년 10월 준공된 해당 호텔을 지난 2017년 5월에 인수했다. 호텔 인수 1년 뒤인 2018년 5월 전 객실의 에어컨 교체작업을 했다.
(▲ 화재 사고가 발생한 부천 중동 코보소 호텔의 7층 에어컨 결선 상태 및 실외기 보관 난간 사진)
에어컨 교체작업 과정에서 A씨는 전체적인 배선 교체 대신 기존의 노후 전선을 그대로 사용키로 했다.
당시 에어컨 설치업자는 기존의 에어컨 실내·외기 전선의 길이가 짧아 작업이 어려워지자 기존 전선에 새로운 전선을 연결하면서 슬리브 등 안전장치 없이 절연테이프로만 허술하게 마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에어컨 A/S 기사가 전선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수차례 권고했다. 그럼데도 호텔 관계자들은 근본적인 배선공사 없이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규모 인명 피해 발생 원인에 대해 경찰은 자동닫힘장치, 즉 '도어 클로저' 미설치로 인해 객실문이 열려있던 첫 번 째 원인으로 꼽았다.
객실문은 상대적으로 방화 성능이 좋은 '갑종 방화문'으로 돼 있었지만, 불이 난 810호의 객실문은 화재 당시 활짝 열려 있었다.
방화문은 항상 닫혀 있거나 화재 발생 시 자동으로 닫히는 구조여야 함에도 도어 클로저 미설치로 인해 닫히지 않았다. 설계 도면상에는 도어클로저가 설치되어 있었다.
경찰은 화재 직후 8층 복도의 화염과 연기가 열린 비상구 방화문을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화재 발생 직후 화재경보기가 울렸으나, 호텔 매니저 D씨는 불이 났는지 여부를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경보기 작동을 멈춘 후 화재 현장이었던 8층으로 올라가 화재를 직접 목격한 후 다시 내려와 경보기를 재작동했다. 화재 발생 2분 24초가 지난 뒤였다. 투숙객들의 대피가 지연된 결과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 화재발생 당시 현장 상황(8층)
전체 40개의 객실 중 31개 객실에 완강기가 없었고 9개 객실의 로프 길이는 층고에 미달하는 등 피난 기구 관리도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8층에서 설치된 에어매트에 떨어졌다가 숨진 2명의 피해와 관련해 소방당국의 책임을 물을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에어매트 설치 지점이 호텔 주차장 진입도로로 약 7도의 경사가 있고 일부 굴곡이 있어 매트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다만 경찰은 구조 장비의 운용상 개선점에 대해 소방당국에 통보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적합한 전기 배선 시공 및 방치, 방화문 등 소방시설에 대한 관리 소홀, 안전교육 미흡에 따른 화재경보기 임의 차단 행위 등이 더해져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며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께도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한편 지난 8월 22일 오후 7시 37분 부천시 원미구 중동 코보스 호텔 810호 객실 내에서 전기적 요인에 의한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